소주병은 왜 초록색일까?

과거에는 초록병 소주가 주류 시장의 표준이었지만, 최근에는 업계 개성을 강조한 이형병 소주가 각광받고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왜 독특한 모양의 소주병이 생겨났는지부터, 현재 시장 변화까지 살펴보겠습니다.

소주업계의 초록병 소주와 공용화 협약
2009년, 초록병 소주 업계는 환경보호와 비용 절감을 목적으로 환경부와 소주공병 공용화 자발적 협약을 체결했습니다. 이는 소주 제조사들이 360ml 초록색 소주병을 공용으로 사용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린소주의 출시는 이 협약의 역사와 깊이 연관되어 있습니다. 1994년 두산전자는 브랜드 이미지 회복을 위해 강릉 소주 업체인 경월을 인수하고, 환경 친화적인 그린소주를 내놓았습니다. 그러면서 다른 소주 업체들도 초록병 소주로 바뀌어 시장점유율이 높아졌습니다.

생산자책임원칙(EPR)과 초록색 소주병의 보급
2003년부터 경쟁력 있는 초록색 소주병은 재활용의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대표적인 생산자책임원칙의 적용 대상이 되었습니다. 이로 인해 소주 업계는 회수율ㆍ재활용에 큰 신경을 써야 했고, 이에 맞추어 제작된 소주병은 초록색으로 비용 절감에 효과적이었습니다.

이형병 소주의 출시 및 협약 파기 논란
그러나 10년 뒤인 2019년, 하이트진로가 투명한 병인 '진로이즈백'을 출시하며 자발적 협약이 깨져 버렸습니다. 이에 환경부가 회수율 기준을 어기는 진로이즈백을 비판했고, 이형병 소주 출시의 결과로 롯데칠성음료 등 경쟁 업체간에 비판의 목소리가 컸습니다.

다른 주류에 대한 생산자책임원칙
그렇다면 맥주, 막걸리 등 다른 주류에는 소주처럼 생산자책임원칙이 적용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이는 각 주류의 특성으로 인한 제한으로, 맥주는 햇빛에 노출되면 품질이 저하되기 때문에 짙은 병을 사용해야 하고, 막걸리는 침전물과 발효 때문에 재활용이 어렵습니다. 결국, 이형병 소주의 등장은 전통적인 초록병 소주 시장의 신선한 충격이었으며, 논란도 여전하지만, 업계의 경쟁력과 개성을 확대하는 데 기여하고 있습니다.